2025년 6월,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27위에 머물렀습니다. 이는 2024년 20위에서 무려 7계단이나 떨어진 수치로, 역대 최대 낙폭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하락은 단순한 순위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노동시장 평가의 붕괴, 기업 효율성 약화, 정치·사회 불안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저는 이번 순위를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의 체질적 문제를 반영하는 상징적 신호로 봅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이유와 더불어 필요한 대응책을 비평적 관점에서 정리하고자 합니다.
IMD는 매년 세계 67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 네 가지 부문을 평가합니다. 2025년 한국의 세부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제성과
표면상 안정세를 유지하는 듯 보였지만, 수출 의존형 구조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정부효율성
39위에 그치며 규제 완화, 정책 예측성, 행정의 투명성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업효율성
44위로 2024년 대비 21계단이나 급락했습니다. 경영 관행의 경직성, 기회 대응력 저하, 혁신 역량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인프라
21위로 10계단 하락했습니다. 기술, 물류, 디지털 인프라 투자 부진이 드러난 결과입니다.
이 가운데 노동시장 평가의 붕괴적 하락은 전체 경쟁력 순위를 끌어내린 가장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노동시장 평가 하락, 본질적 문제는 무엇인가
노동시장은 국가경쟁력의 뼈대입니다. 노동시장 평가에서 한국은 22단계 하락하며 세계 최하위권 수준으로 밀려났습니다. 저는 이 결과를 단순히 노동 유연성 부족이나 청년 고용 부진으로만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시장 유연성 부족
한국의 고용 구조는 지나치게 경직돼 있습니다. 정규직-비정규직 이분법적 구조, 해고의 어려움, 임금체계 경직성은 기업의 채용과 인재 운영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특히 신산업과 스타트업, 디지털·AI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 내 인력 운영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청년 고용 부진
청년 실업률은 통계 수치 이상으로 체감되는 위기입니다. 고용의 질과 미래성이 담보되지 않는 일자리는 청년층의 ‘구직 단념’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악순환을 부르고 있습니다.
노사 관계 갈등
생산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노사 문제는 여전히 해결의 기미가 없습니다. 특히 단체 교섭과 파업이 반복되며 사회적 비용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IMD 평가에서도 부정적 지표로 작용했습니다.
기업 효율성, 정치 안정성, 인프라: 왜 실패했나
기업 효율성의 붕괴
한국 기업의 경영 관행은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관료적 문화에 갇혀 있습니다. 기회 대응력은 느려졌고, 글로벌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특히 중견·중소기업에서 더 심각합니다.
정치 안정성의 불안
정치적 갈등은 단순히 국회나 정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치 불확실성은 정책 예측성을 약화시키고, 기업과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국내외 투자환경은 정치 신뢰도와 직결되며,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그 점에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인프라 약화
기술·물류·디지털 인프라의 경쟁력은 21위까지 밀려났습니다. 저는 특히 스마트 인프라와 디지털 보안 투자 부진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한국은 스마트 국가를 표방했지만, 실질적 투자와 혁신은 늦어지고 있습니다.
비평: 한국의 경쟁력 정책,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한국은 수년 전부터 국가경쟁력 강화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이번 순위 하락은 그간의 전략이 구호에만 그쳤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구체적 로드맵 부재
혁신, 유연성, 신뢰 회복 같은 화두는 많았지만 실천 계획과 구체적 일정표가 부족했습니다.
실효성 없는 규제 개혁
규제 개혁은 번번이 이해관계 충돌에 막혔고, 결과적으로 기업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노동시장 개혁의 미적지근함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노동시장 개혁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그 결과 청년, 기업 모두에게 실망만 안겨줬습니다.
국가경쟁력 회복,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이제는 말뿐인 개혁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통합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노동시장
노동 유연성을 높이되, 안전망을 강화해 사회적 수용성을 높여야 합니다.
청년 고용 활성화를 위해 고용지원금, 신산업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합니다.
노사 관계의 협력적 전환이 필요하며, 사회적 대타협 모델을 모색해야 합니다.
기업환경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특히 신기술·신산업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합니다.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인프라
스마트 물류, 디지털 보안,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재투자가 절실합니다.
공공-민간 협력을 통한 혁신 인프라 구축 전략이 요구됩니다.
정치·사회 신뢰
정치의 예측 가능성과 정책 일관성을 높이고, 사회적 대화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결론: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5년 한국 국가경쟁력 순위 하락은 단순히 나쁜 성적표가 아닙니다. 이는 지금 이 순간 한국 사회가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장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 ‘쇼크’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진짜 개혁에 나서야 할 시점입니다. 국민과 정부, 기업이 협력하며 실천적 변화를 만들어야만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
